시시포스의 바위

by 녹차우유 posted Jun 0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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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시간 학년연구실에 마련해 놓은 책더미에서 무심코 도종환의 교육이야기라는 에세이집을 꺼내들었습니다.

마지막 꼭지인 시시포스의 바위 이야기를 읽고 나니

아직도 마음에 파문이 일렁입니다.

 

신화에 나오는 시시포스처럼 정상을 향해 바위를 밀어 올리고 다 올려놓았다 싶으면 또 아래로

굴러떨어지곤 하는 바위를 바라보면서도 절망하지 않고 다시 바위를 응시하며 터벅터벅 걸어 내려가 바위를 밀기 시작하는 일,

교육은 어쩌면 매일 그런 일을 되풀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주저앉고 싶고 포기하고 싶지만 거기서 다시 일어서서 허무와 절망과 실패로부터 매일 다시 시작하는 일,

그게 내가 매달려야 하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동완이도 그런 거대한 절망의 바위 중 하나라고, 나는 생각한다.

-도종환의 교육이야기- 222p~223p

 

올해 만난 ㄱ이는 참 힘든 아이입니다.

아이도 힘들고 저도 힘든 와중에 절망스러운 순간이 있다면

제가 그저 아이에게 화를 내고 있을 뿐이라고 느껴질 때 가장 무너져 내리게 되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참 뜻밖에도 오히려 시시포스의 바위이야기가 담담한 위안이 됩니다.

아이의 잘못을 교정한다고 내 뜻대로 안되서 성내고 힘들어하지 말자.

그저 묵묵히 내 앞의 바위를 밀어 올리자.

바위가 굴러 내려가면 다시 바위를 밀어 올리자. 

바위에게 화를 내거나 절망하지 말자.

매일 다시 시작해보자.

다시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