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3 22:46

교원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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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사정상 몇 분에게 좀 업무가 과도하게 주어졌다가

 

이제 좀 나누게 되어서 신참인 나도 가벼운 업무를 몇 개 받았는데 그 중 하나가 교원단체였다.

 

나는 아직 어떤 교원단체도 가입하지 않았다.

 

발령 받기 전에는 기간제라 그런지 별 신경쓰지 않아주었다.

 

발령 받고 나서는 곧 군대갈 사람이라 어디 가입하라는 말을 내게 하지 않았다.

 

이제 갔다 왔는데 그 누구도 내게 어디 가입하라는 소리는 안한다.

 

우리 교장선생님도 아무 말씀 안하셨다. 원체 좋은 분이시라 그런걸까, 아님 내가 가입되어 있는 걸로 아시는 걸까.

 

여튼 나는 아직 그 어디에도 적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러고 보니 주변에 교총도 전교조도 아닌 분들이 종종 보인다.

 

나도 잘 모르겠다. 문제 생길 때 변호사를 불러주신다, 이정도?

 

 

 

교총 :

어용단체, 교장선생님들의 단체, 체육교육과의 단체. 그래도 1년에 한 번씩 재밌는 배구대회 만들어 주는 단체.

 

(배구를 포함한 모든 운동을 못하지만 모인 분위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배구를 잘하는 사람, 자기 학교의 기량을 뽐내고 싶은 사람, 무조건 이기고 싶어하는 사람, 부심이 라인크로스 못봤다고 눈에 쌍심지 켜고 목청을 높이는 사람, 억지로 끌려와서 한숨쉬는 사람, 오랜만에 못 본 얼굴 보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배구 못하는데 인원수 채운다고 서서 끊임없이 실점의 원인이 되어서 더 위축되고 미안하고 죄스러워 하는 나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복작거리는 그 상황이 너무 웃긴다. 비웃음 말고 진짜 웃긴다. Funny)

 

여튼 주체적으로 가입하고 싶지는 않고 교장선생님이 불러서 가입하라고 하면 가입할 마음은 있는 단체.

 

 

 

전교조 :

멋진 선생님들이 많은 단체, 최근에 알았는데 민주노총 산하 단체, 그래도 교섭권이 있어서 그런지 억울한 이야기 대신 해주는 단체.

내 인생에서 가장 멋진 중학교 선생님들이 있는 단체, '교사' 편이 아니라 '약자' 편인 단체, 앞으로도 교사들의 억울한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이야기 해 주겠지만 내가 가진 주된 가치관과는 전혀 다르기에 앞으로도 내가 가입할 일 없는 단체.

교장선생님이 불러서 가입하라고 하거나 주변에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이 가입을 강권하면 생각해 볼 만한 단체.

그렇다고 절대 그 곳이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는 단체.

 

 

내 인생을 빛냈던 선생님들이 있다. 그 중에 손꼽으라면 예닐곱 분을 꼽을 수 있고, 그 중에 또 꼽으라면 두 분 정도 고를 수 있는데 두 분 다 중학교 때 만난 선생님이셨고 두 분 다 전교조 선생님이셨다. '중학교 선생님은 저래야 한다.' 고 생각했고, 나도 그런 멋진 중등교원이 되고 싶었다, 진짜. 솔직히 교육대학교라는 것이 있는지 조차 몰랐으니까. 고3 때의 나는 언제나 국어교육과와 사회교육과가 목표였다.

 

나의 중학교 시절을 비추어주었던 선생님들처럼, 전교조는 멋진 분들이 있는 단체다. 내 주변에 있는 전교조 선생님들도 다 멋진 분들이다. 나도 노동, 사회, 계급 이런 쪽으로 고민하고 불합리함을 느끼고 있지만 그 생각이 내 주된 가치관의 영역을 넘보거나 침범하지 않기에 갈등 없이 전교조 가입을 하지 않을 수 있을 뿐, 멋진 분들이 많은 곳임은 변함이 없다.

 

사실 현장에서 보면, 저 분이 전교조인지 교총인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저 분에게 배울 점은 무엇인가, 저 분은 자기 반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하실까, 그 사랑을 어떻게 표현하실까를 생각할 뿐이다. 그리고 항상 감탄할 뿐. 모든 선생님은 각자 자신만의 반짝임으로 아이들을 비추고 있다는 것에 말이다.

 

여튼 조금 있으면 교원단체 업무 해야 하는데 뭐 교총배구대회도 끝났고, 그냥 업무포털에서 결재 클릭만 하면 되겠지. (교총) 가입하라는 소리만 안하면 고민할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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